Visual Story : Collection 1

  • <묶음>

    꽃은 신비한 힘이 있다. 아무 의미 없는 날에도 한 두송이 선물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활력이 솟기도 한다. 
    사람들은 벚꽃이 피는 날이면 마치 연례 행사인 것 마냥 축제를 하기도 하고 무리지어 소풍을 가기도 한다. 
    꽃은 시각적 활력제이다. 힘들거나 우울할 때 꽃을 수혈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 <Visitor>

    어느 가을 밤이었다. 깊은 잠에 들었다고 생각한 밤, 커튼 틈새로 스며드는 강렬한 빛에 눈을 떴다. 
    이 야심한 밤에 깊은 숲 속을 찾아올 사람이 누가 있단 말인가. 길이라도 잃었나, 어깨에 걸칠 담요를 찾는 와중에 
    나는 문득 호기심보다 알 수 없는 공포와 기시감에 휩싸였다. 커튼을 비집고 나의 깊은 잠을 깨울만한 강렬한 빛이 
    무엇이 있을까? 차량의 헤드라이트? 하지만 이 곳은 차량을 끌고 들어올 수 없다. 
    그리고 조금씩 귀에 휘감겨 오는 알 수 없는 진동과 공명음. 의지와는 다르게 잠에서 덜 깬 몸을 이끌고 방을 
    나서자 거실엔 그것이 서있었다.
  • <Hello, Stranger?>

    신호를 버리는 쓰레기장과 그 곳을 지키는 아이가 있었다. 누군가 몰래 불량 신호를 투기하는지, 
    또는 불량 신호를 질 나쁜 신호로 바꾸어 되파는지 감시하기 위해서다. 
    이 곳은 관계자 외 출입 금지이기 때문에 인기척은 물론이거니와 공기의 흐름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죽어가는 신호의 미약한 신음 소리만 울려 퍼질 뿐이었다. 
    어느 날, 아이가 순찰을 돌 때 한 불청객이 버려진 신호 앞에 서서 멍하니 신호를 바라보고 있었다.
  • <종의 기원>

    악(惡)이란 무엇인가. 김유정 작가님의 이 소설엔 그녀만의 확고한 악에 대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악 그 자체다. 별개로 분리되어 있는 개념이 아닌 악이라는 개념이 그릇되어 있지 않으며 이 글을 읽으며 
    불쾌하거나 불편한 감정을 느낀다면 그것은 당신이 당신 그 자체와 악이라는 것을 분리하여 바라보기 때문이다.
  • <7년의 밤>

    세령은 영제의 추적을 피해 도로를 향해 달렸다. 하지만 그 악착같은 사람이라면 머지 않아 그녀의 인적을 금방 
    따라잡을 것이 뻔했다. 칠흑같은 밤이었지만 도로는 너무 밝았고 반면에 세령호로 가는 길은 너무 어두웠다. 
    영제에게 붙잡혀 끌려갈 공포와 심연의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공포 사이에서 그녀는 선택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녀는 세령호 변두리의 어둠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 <Last Signal>

    나에게 남겨진 것은 허벅지 피부나 가려줄 천 쪼가리와 호출기 뿐이었다. 
    충분히 넓고 난잡하지 않으며 지대가 낮은 구릉 정도만 깔려 있는 장소를 찾아야 했다. 
    마치 늪지대처럼 질척거리는 땅바닥은 몇 번이고 나를 그 자리에 쓰러지게 만들었으며 포기하고 싶게 
    만들기도 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 중심에 도착했을 때, 나는 무릎을 꿇고 앉아 하늘을 향해 송출기를 쏘아 올렸다. 
    번쩍이는 섬광이 하늘을 향해 솟구치더니 내 시야 대각선상으로 같은 빛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늘이 일그러지는 듯 하더니 기묘한 기계음과 함께 수송선이 나타났다.
  • <無>

    죽음은 아무것도 아니게 되는 과정이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아무 것도 안한다, 아무 것도 없다 의 개념이 아닌 
    공허 그 자체를 뜻한다. 아무 것도 안하고 멍하니 있어도 주위로는 시간, 공간이 존재하지만 죽음을 경험하면 
    시간도 공간도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아마 가장 편안하고 완전한 상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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