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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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화 파랑새의 주인공 틸틸과 미틸은 꿈속에서 한 노파를 만난다. 자신의 아픈 딸을 위해 파랑새를 찾아달라는 그녀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던 남매는 모험을 떠나지만 결국 파랑새를 찾지 못한 채 잠에서 깨어난다. 놀랍게도 남매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파랑새는 자신들의 집 새장 안에 있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늘 가까이 있었던 셈이다.

     

    파랑새의 연관 검색어로 파랑새 증후군이라는 단어가 있다. 파랑새 증후군이란 현재의 일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한 채 막연한 미래의 행복만을 추구하는 증상을 일컫는다. 파랑새 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은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 직장에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여러 곳을 전전하게 된다.

     
     
     
    장교로 군 생활을 마친 나는 곧바로 LG전자에 입사했다. 수많은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대기업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끊임없는 질문이 나를 괴롭혔다. 지금 나는 행복한가. 첫 직장을 그만두기까지는 채 2년이 걸리지 않았다. 당장 먹고 살기 급급해 두 번째 일터인 은행에 자리 잡았고 햇수로 5년째 연명 중이다. 비겁하게도 여전히 행복에 목마르다. 나는 막연한 희망만을 쫒는 이상주의자인가.
     
    그럼에도 파랑새는 있다. 아니 있다고 믿는다. 나는 내가 보다 가치 있는 사람이길 원한다. 진심으로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에 소중한 시간을 쓰고 싶다. 의사, 변호사 등 뒤에 사짜가 붙는 전문직과 소위 철밥통으로 불리는 공무원을 제외하고는 제법 번듯한 직장에 다니고 있으니 참아보라고, 평범하게 사는 것이 가장 어렵다는 말은 너무 많이 들어서 귀에 피가 날 지경이다.
     
    다들 부정하겠지만 학창 시절 우리는 선생님 혹은 부모님이 정해준 길로만 다녔다. 정도에서 벗어나면 큰일이라도 나는 줄 알고 떠밀리듯 조심히 걸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성인이 되어서는 직장마저도 그저 남들이 좋다고 하니까, 안전한 선택만을 하려 한다. 일을 통해서 내가 어떤 사람이 되어야지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정년을 채울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한 관심사다.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의 계급론을 냉소적으로 바라보기만 할 뿐 극복하려는 의지는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다. 분명히 말하건대 기성세대가 제시하는 울타리 안에서만 살아간다면 자본주의의 유리천정을 결코 뛰어넘을 수 없다.
     
    꿈꾸고 도전하는 일을 멈춰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평범한 일상이 특별한 순간으로 변모하는 일은 아주 작은 것에서 기인한다. 사고의 폭이 깊고 넓다면 틈틈이 글을 써 보는 것은 어떨까. 평소 빛의 움직임을 눈여겨보았다면 사진 콘테스트에 참가해보자. 메모하는 습관이 있는 사람은 여행 작가도 될 수 있다. 나는 사물의 균형을 보는 눈이 평균에서 아주 조금 뛰어나다고 느낀다. 자연스레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고 업으로 삼길 원한다.
     
    단적인 예를 들어보자. 지금 우리나라 청년 대부분은 공무원을 꿈꾼다. 안정성과 연금, 비교적 낮은 노동강도라는 소문에 너 나 할 것 없이 공무원 시험 삼매경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박봉과 격무에 시달리는 현업자들이 있다. 민원으로 골머리를 썩는 건 예사고 당직이라도 걸리는 날엔 소중한 주말 하루를 오롯이 국가에 헌납해야 한다. 퇴직 후 노후가 보장된다는 것도 옛말이다. 공무원 연금은 머지않은 미래에 대대적으로 수정이 가해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특정 직업을 비하하려는 것은 결코 아님을 밝힌다.)
     
     
     
    시대가 요구하는 가치는 계속해서 변한다. 당장 안정성에 기대에 직업을 선택한 것을 십 년 뒤에는 후회할지도 모른다. 행여 피리 부는 사나이처럼 청년들을 벼랑 끝으로 모는 것은 아닌가 의구심도 들었지만 언제나 결론은 바뀌지 않았다. 칠십먹은 거부(巨富)에게 물어보라. 평생을 바쳐 긁어모은 재물과 젊음 중 어떤 것을 선택하겠는지. 당장 청춘은 그대의 것이되 시간이 지나면 잃게 되므로 소중히 써야 한다.
     
    힘 닫는 곳까지 한 번 걸어가 보자. 지쳐 쓰러져도 좋다. 그래도 숨은 쉬어질 테니까. 잠시 쉬었다가 다시 일어나면 된다. 나는 모래사막의 오아시스를 찾아 계속해서 걸어갈 것이니 그대들 또한 그러했으면 좋겠다.
     
     
     
    나와 당신의 위대하리만치 무모한 도전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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