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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레이션 · 디지털 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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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 /trace

  • 흔적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했던 여름이 지나갔습니다.
    좋았다면 좋았던 그 시절을 뱉었다가 삼켰다가. 다시는 오지 않을 시간이란 걸 체감하며 속앓이를 몇 번이나 했었는지, 역시나 남겨진 흔적들을 혼자서 하나둘씩 지워 낸다는 건 여간 마음 아픈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저 시간이 해결해 줄 거란 막연함과 조금의 미련을 두고 일상으로 다시 되돌아가려 했습니다. 어떤 날엔 책을 보기도, 어떤 날엔 술에 기대어 불러보기도 했지만 달라지는 건 집 앞의 나무가 꽃을 피우고 낙엽이 떨어지고를 반복할 뿐이었습니다. 제게서 꽤나 많은 기억을 가지고 떠난 사람이라 텅 빈 공간을 일상으로 다시 메꾸어 놓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얼마나 많았던지, 달을 보다 보면 종종 당신과 했던 대화가 기억나서 괜스레 달을 곁눈질로 흘겨보곤 했습니다. 노래를 듣다 보면 함께 좋아하던 가사가 다시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길 한복판에서 당신이 뿌리던 향수 냄새라도 나면 뒤돌아보기 일쑤인, 그야말로 제 것이 아닌 일상을 보내버렸습니다. 당신도 나와 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는지 수도 없이 물어보고 싶었지만 어떤 대답을 들어도 전혀 바뀌는 것이 없다는 사실을 꽤나 늦게 알아차렸습니다.

     

    한땐 당신을 원망하기도 했고 미워하기도 했지만 결국 그조차도 당신을 잊지 못해 나온 자책이었습니다. 함께 하지 못한 날이 함께했던 시간을 넘어설 때야 점차 이별을 인정하고 제 삶을 다시 되찾아 오기 시작했습니다.

  • 글 @aldurrnr_b

    그림 @illust_ry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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