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의 꽃송이, 부추와 산부추

2018.12.07 | 일러스트레이션
  • 의외의 꽃송이, 부추와 산부추 .

     최근 많이들은 질문이 있습니다. 요즘 새로운 사람을 만날 일이 많아서, 자기소개를 자주 했습니다. 일러스트레이터이고, 식물을 자주 그린다고 이야기하면, 가장 좋아하는 식물이 무엇이냐고 들 물으시더라고요. 그냥 평범한 질문인 듯하지만, 여러 식물 중 어느 것이 더 좋은지 가늠할 수가 없어서 한동안 마음에 드는 대답을 생각해내지 못했어요. 그런데 얼마 전, 적당한 답변을 찾았는데 바로 ‘특별히 좋아하는 종류의 식물군이 있다’는 것이에요. 대화가 끝난 후 ‘이 식물도, 저 식물도 비슷하게 좋아하는데’ 하고 후회하는 일이 없으니 마음이 편한 방법이랄까요.

     

    조금 매니악한 취향으로 선정한 이 식물군을 조금 살펴보면, 장미나 카네이션처럼 유명한 식물보다는 낯선 식물들이 주를 이룹니다. 실거리나무, 함박꽃나무, 매미꽃, 깽깽이풀, 털중나리, 주름제비란, 붉노랑상사화 같은 것들이지요. 이 중 의외인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부추입니다. 반찬에 주로 등장하는 그 부추, 맞아요.

     

     부추를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하게도 꽃이 예뻐서입니다. 부추는 백합과의 식물인데요, 이 과에 속하는 다른 많은 식물들처럼 단정하고 깔끔한 꽃을 피웁니다. 한 송이의 꽃은 작지만, 꽃송이가 여럿 모여 작은 다발을 이루어 피기 때문에 더욱 볼만하지요. 얼마나 예쁘냐 하면, 외국에서는 부추와 가까운 식물을 화초로 심어 가꿀 정도입니다. (아이 얼굴만큼이나 큰 꽃차례로 유명한 알리움 기간티움, 꽃빛이 아름다운 알리움 체를레움과 알리움 코와니 등 바로 부추와 같은 속이지요)

     

    심어 가꾸지 않아도 산과 들에 절로 자라나는 야생 부추 종류 역시 제 ‘최애 식물군’에 듭니다. 산부추(그림의 식물), 강부추, 한라부추, 갯부추, 두메부추 등인데, 이들은 정말 부추 향이 나며, 먹는다고도 해요. 부추처럼 예쁘지고, 흰 부추꽃과 달리 보라색 혹은 분홍색 꽃을 피우는 데다 제각기 모양이 달라서 매력이 있습니다. 목이 긴 산부추는 낭창거리는 맛이 있고, 키가 작고 꽃빛이 짙은 한라부추는 짜임새 있는 아름다움이, 빛깔이 옅은 두메부추는 귀여운 느낌이 있습니다.

     

    제주도 한라산에는 한라부추가 무리를 지어 자라는 곳이 있다고 해요. 언젠가는 한라부추가 필 무렵, 제주도에 방문해서 그 모습을 직접 보고 싶어요. 식물원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식물이긴 한데, 뭐랄까, 그래도 최애니까 제주도정도는 가줘야 하지 않나 싶어서요. ^^. 단지 꽃을 보기 위해 여행을 떠날 수 있을 때가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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