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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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운대 , 2020년도

    (사진 아니에요 시리즈)

    30cm*40cm watercolor on 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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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년이 훌쩍 넘게 서울에서 나고 자라다
    해운대로 이주 한지 3년차가 되었다.
    남편과 나 모두 가족과 친구 한명 없는 부산으로 남편의 일때문에 이사를 오게 되었다.
    가끔 혼자 집에 있을때는 심심하거나 멍할때도 있지만 그 것 보다 '여행지에 나 혼자 자유롭게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더 강하다.
    시간을 내고 날을 잡아야 갈수 있는 바다를 매일 볼 수 있고, 관광객들의 신남과 활기참을 보며 나도 설레는 감정을 느낀다.
    매일이 잔잔한 일상이라 마음도 평온하다.
     ㆍ
    물론 평온하지 않을때도 있었다. 처음 부산에서 운전할때는 질문이 많이 생겼다.
    "왜 갑자기 직진차선이 좌회전이 되는 거야?와이?"
    "왜 저차는 직진이 먼저인데 갑자기 튀어나오는거야?저 좀 봐주세요?"
    "왜 나에게 1초의 시간도 안주고 빵 누르시는 거예여 흑흑"
    이제는 고속도로에서 이정표 없이 차들의 움직임만 봐도 부산에 온것을 직감하는
    부산사람이 되었다. 아직 되어가고 있는 중인가..
    ㆍ 
    가끔 아니 매우 자주 강풍이 불어서 놀라기도 한다. 그래도 이제는 모자가 날라갈 것 같으면
    잽싸게 손이 머리 위로 올라가는 스킬이 늘었다.
    어느 상가의 엘레베이터 안에
    ' 강풍이 불면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지 않을 수 있으니
    양손으로 엘리베이터 문을 닫아주세요' 라고 써있는 걸 보고 피식 웃었던 기억도 있다.
     ㆍ
    이사 오기 전 내 머릿속에서 '부산=바다, 해운대, 회' 이렇게 부산하면 바다와 가까운 단어를 떠올렸는데,
    요즘 느끼는 것이 부산의 산도 정말 좋다. 산이 많이 높지 않아 가벼운 등산도 좋고,
    한눈에 바다와 도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장소도 많다.
    부산의 산이 '뫼산'이니 산과 관련이 있긴 한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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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 가면 다들 부산은 덥지 않냐고 묻지만 사실 서울이 더 덥다.
    부산은 바람이 불고 바다가 뚫려 있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덥지 않다.
    더운 이미지와 관광 이미지 때문인지 해운대에는 여기저기 야자수가 많이 있다.
    (실제 종이 다양하고 '야자수'가 아닌 다른 이름 이지만 나에게는 비슷하게 생긴 나무들 모두 '야자수'다)
    그래서 더 여행온 것 같은 느낌인가 보다.
    물론 쌩뚱맞게 소나무가 있어야 할 것 같은 곳에 야자수가 있기도 하다.
    조선호텔 옆길로 해운대 해수욕장을 가면 그림과 같은 기다란 야자수 나무가 있다.
    기다란 키에 침엽수가 잔뜩 있는 곳에 혼자 우두커니 서있다.
    입구에서 이 야자수를 보면 그냥 별생각 없이 '아... 좋다.. 바다다..' 라는 생각이 든다.
    나무의 그림자를 따라 나무 옆에 앉는다. 이 야자수는 마침 나무 아래가 의자로 되어있다.
    '이렇게 앉아 음악을 들으며 바다 구경하는 것이 평범한 일상이 되다니....'
    해의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그림자. 그리고 그림자의 위치를 따라 달라지는 내 자리.
    이 그림을 보면 나중에 다른 도시로 이사를 가더라도 해운대가 생각 날 것 같다.
     ㆍ
    해운대로 이어지는 조선호텔 옆길과 길 끝에 나타나는 바다, 고개를 들었을때 보이는 야자수.
    딱 그림과 같은 장면이. 
    -
    여전히 여행을 온 것 같은 해운대의 생활에 대해 두서 없이 주절주절쓰다 보니 글이 길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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