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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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 속의 나>

    어렸을 땐 무언가를 보고 그대로 그려내는 게 잘하는 건 줄 알았고 그만큼 쉬웠던 것 같아. 내 감정에 좌지우지될 그림을 그린 적이 없었기 때문이겠지.

    이제 와서 느끼지만 그림 그릴 때 내 감정 컨트롤 하는 게 제일 어려워. 행복하지 않은데 행복한 그림을 그려야 할 때, 슬프지 않은데 슬픈 그림을 그려야 할 때. 선 하나 긋는 것부터 색을 고르는 것까지 의도치 않게 담기는 내 감정을 숨기는 게 어려워.

    언젠가 나는 참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행복한 그림을 그리겠다고 욕심을 부렸지만 뭘 그려야 할지 머리를 싸매는 나 자신이 어이가 없는 거야. 생각이 나는 게 없더라고. 반대로 행복하지 않은 건 밥 먹다가도 그릴 게 떠오르는데.

    내가 스스로 이렇게 컨트롤이 어렵다 보니, 매번 따뜻하고 예쁜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 부러웠어. 늘 그렇게 예쁜 감정만 느끼는 건지 아니면 이제 감정을 능숙하게 조절하는 프로인 건지 몰라도. 사실 전자든 후자든 부러워.

    어떻게 평생 내 감정에 치우쳐서 그려. 행복하지 않아도 행복한 그림을 그려서 정말로 행복 해지고 싶은 거야. 감정을 숨기는 게 아니라 바꾸는 거지.
     
    Digital Drawing,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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